머리로 하는 교육, 몸으로 하는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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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로 하는 교육, 몸으로 하는 교육
  • 새금산신문
  • 승인 2019.08.03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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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데카르트가 한 유명한 말이다. 데카르트는 인간을 생각하는 존재로서 이해하려고 했다. 이는 인간을 합리주의적이고 인지 중심적인 인간관으로 바로 보는 시각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을 생각하는 존재로 이해하는 인간관은 지금 우리가 배우는 학교교육의 근간이 되는 전제라 할 수 있다. 인간을 생각하는 존재로서 이해하는 인간관을 바탕으로 한 교육에서는 지식과 정보의 전달이 교육의 일차적 목표라고 생각한다. 학교에서 교사의 역할은 지식과 정보를 잘 전달하여 합리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사람으로 키워내는 것이다. 우리가 학창 시절에 교과서를 열심히 읽고 외우고 문제집을 죽어라 풀면서 공부했던 것을 회상해 보자. 우리 교육이 인간을 생각하는 존재로서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교육에서 놓치고 있는 것은 인간이 머리(지성)만 있는 존재가 아니라 육체적 정서적 존재라는 사실이다. 이와 관련하여 제임스 스미스는 인간을 '사랑하는 존재로서의 인간'으로 이해할 것을 제안한다. 머리에서의 교육에서 마음으로의 교육으로, 지성의 영역에서 몸과 정서의 영역으로 옮겨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은 무언가를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존재이다. 자신이 사랑하는 것을 지향한다. 자신이 사랑하는 것을 추구한다. 이것이 곧 그 사람의 인생의 목적이 된다. 인간은 각자가 생각하는 '좋은 삶'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 이 이미지는 겉으로 드러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무의식중에 감추어져 있다. 자신도 인식하지 못하지만 자신만이 갖고 있는 '좋은 삶'에 대한 이미지가 있고, 이것을 얻기 위해 노력해 가는 것이다. 인간을 바라보는 관점이 '생각하는 존재'에서 '사랑하는 존재'로 바뀌게 되면 교육의 일차적 목적도 달라질 수 밖에 없다. 교육은 학생들이 생각하는 '좋은 삶'에 대한 이미지를 형성해 가도록 돕는 과정이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은 마음과 정서의 영역이며 몸이 반응하도록 하는 교육이어야 한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우리 학교 고등학생 중 몇 학생이 3년전에 네팔에 있는 시골 학교로 단기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이 학교 학생들은 그 나라에서 매우 가난한 천민계급에 속하는 아이들이었다. 돈이 없어서 교복을 입지 못하는 학생들이었다. 교복을 입는 것은 이 나라에서 부자집 자녀들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었다. 우리 학교 학생들은 봉사 활동을 마치고 돌아온 후에도 아이들의 모습이 마음에 늘 남아 있었다. 그러던 중 생각해 낸 것이 NGO 단체를 만들어 교복보내기 운동을 해보자는 것이었다. 1년의 노력 끝에 펀딩을 통해 모음 후원금으로 그 학교 전교생에게 교복을 보낼 수 있었다. 이 학생들에게 교복은 단순한 옷이 아니라 자부심이었다. 그들에게 꿈을 선물한 것이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다음 해에는 1년간 인도의 학교를 돕는 NGO 활동을 하였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진로도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있다. 우연히 시작된 봉사활동이 이제는 이 학생들의 인생이 된 것이다. 이 학생들은 자신만의 '좋은 삶'의 이미지를 삶의 현장에서 찾았고, 이제는 그것이 그들의 인생의 목적이자 살아갈 이유가 된 것이다.

지식이나 정보의 전달만을 위한 교육을 '머리로 하는 교육' 이라면 마음과 정서가 움직이게 하는 교육을 '몸으로 하는 교육'이라 정의 내리고 싶다. 인간은 무언가를 사랑하는 존재이다. 그렇다면 사랑이 지향하는 방향을 잘 찾아가게 도와주는 것이 진정한 교육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교는 학생들이 열정적으로 사랑할 수 있는 것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한다. 그리고 정말 '좋은 삶'이 무엇인지를 사회 현장에서 몸으로 부딪히며 찾을 수 있는 기회의 장을 제공해 주어야 한다. '좋은 삶'에 대한 이미지를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삶. 돈을 많이 벌기 위해 좋은 대학을 가야하고 좋은 직장을 다녀야 하며 좋은 배우자를 만나는 것이라 그리고 있는 사람과 이웃을 사랑하며 자신의 의미를 찾고 살아갈 이유를 찾으며 그 속에서 행복을 찾는 것이라 그리고 있는 사람은 분명 다른 삶의 길을 걸을 것이다.

우리 교육이 지식과 정보의 전달에만 관심을 갖는 교육에서 '사랑하는 존재'인 인간의 본질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존재로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교육으로 나아가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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