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년 된 우주의 타임캡슐? 성간 천체 3I/ATLAS의 정체
최근 태양계를 빠른 속도로 통과하는 새로운 성간 천체 ‘3I/ATLAS’가 발견되어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이 천체는 약 100억 년 전 우주 초기에 형성된 ‘타임캡슐’일 가능성이 제기되었습니다.
지난 7월 1일, 천문학자들은 이전의 성간 방문객이었던 ‘오우무아무아(‘Oumuamua)’나 ‘보리소프 혜성(CometBorisov)’보다 거의 두 배나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이 특이한 천체를 포착했습니다. 공식적으로 성간 혜성으로 확인된 3I/ATLAS는 암석질의 핵 직경이 약 5.6km에 달하며, 코마를 제외한 총 질량은 330억 톤을 초과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미스터리에 싸인 기원 추적
천문학계는 이 천체가 태양 뒤편으로 사라지기 전까지 그 경로를 계속 추적해왔으며, 화성에 있는 NASA의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 로버를 통해서도 관측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천체는 과연 어디에서 온 것일까요?
최근 ‘천체물리학 저널(TheAstrophysicalJournal)’에 제출된 한 논문에서 스페인 아코루냐 대학 연구팀은 중력의 시간 역전 대칭성(time−reversalsymmetric)을 이용해 3I/ATLAS의 궤도를 역추적하는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연구팀은 총 93개의 잠재적 항성 근접 조우 사례를 확인했지만, 어떤 것도 3I/ATLAS의 궤도에 의미 있는 영향을 주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장 강력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되는 항성(가이아 DR3 6863591389529611264)조차 속도 변화는 $|∆v| ≃ 5 × 10^{-4} \text{ km s}^{-1}$에 불과했습니다.
연구팀은 “지난 1천만 년 이내에 가이아 DR3 데이터에 포함된 어떤 항성도 3I/ATLAS의 현재 궤도를 설명하거나 그 기원과 연관 지을 수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은하 원반에서 온 100억 년 된 손님
이러한 결과는 3I/ATLAS의 기원이 우리 은하의 ‘얇은 원반(thindisk)’일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이는 은하 평면에서 거의 벗어나지 않은 궤적 때문에 ‘두꺼운 원반(thickdisk)’에서 왔을 것이라는 초기 연구와는 대조되는 결과입니다.
연구팀은 “모든 데이터를 종합해 볼 때, 3I/ATLAS는 태양계 근처에서 얇은 원반의 궤도를 따르지만, 실제로는 매우 오래된 천체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우주 초기에 형성된 원시 행성계 원반이나 ‘외계 오르트 구름(exo−Oortcloud)’에서 방출되었을 가능성과 일치하며, 얇은 원반과 두꺼운 원반 사이의 전이 영역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그 기원은 여전히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우주 진화의 비밀을 품은 타임캡슐
연구팀은 이 천체의 나이가 약 100억 년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며, 이는 우리 은하와 우주에서 가장 초기에 형성된 행성계의 모습을 담고 있는 ‘타임캡슐’과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비록 정확한 기원은 영원히 알 수 없을지라도, 3I/ATLAS와 같은 성간 천체에 대한 추가 연구는 우주 진화의 비밀을 푸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입니다.
연구 책임자인 페레스 코우토(Pérez Couto) 연구원은 “3I/ATLAS는 지금까지 이론으로만 존재했던 다른 항성계에서 온 천체의 진화를 직접 연구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독보적”이라며, “모든 관측은 우주의 과거를 들여다보는 창문을 여는 것과 같다”고 그 의의를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