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피겨 페어 하세/볼로딘, 세계선수권에서 값진 은메달 획득
독일 피겨 페어 대표팀의 미네르바 하세와 니키타 볼로딘이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차지하며 인상적인 시즌을 마무리했다. 이들은 프리스케이팅에서 시즌 최고 점수인 219.08점을 기록했으며, 금메달과는 불과 0.71점 차이였다.
대회는 보스턴의 TD 가든에서 열렸으며, 일본의 리쿠 미우라와 류이치 키하라 조가 총점 219.79점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들은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모두에서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2023년에 이어 두 번째 세계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탈리아의 사라 콘티와 니콜로 마치 조는 210.47점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세와 볼로딘은 비발디의 ‘사계’에 맞춘 프리스케이팅에서 높은 기술 난도와 거의 완벽에 가까운 연기를 선보였다. 이 날 최고 점수인 145.49점을 받은 이들은 금메달에 바짝 다가섰지만, 쇼트프로그램에서의 점수 차를 완전히 극복하지는 못했다. 당시 이들은 3위를 기록했다.
하세는 경기 후 “오늘이 시즌 최고의 프리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감정도, 기술도 완벽에 가까웠어요. 정말 만족합니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하지만 “이렇게 아깝게 놓쳤다는 점은 조금 아쉽습니다. 그래도 저희는 모든 걸 쏟아부었기에 후회는 없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볼로딘, 올림픽을 향한 도전… 우선은 독일 국적 취득부터
하세와 볼로딘은 지난해 세계선수권 동메달에 이어 이번 은메달로 국제 무대에서의 입지를 더욱 굳혔다. 이들은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 담페초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에서 독일 대표로 메달에 도전한다는 목표를 명확히 했다.
다만, 러시아 태생인 볼로딘은 아직 독일 국적을 취득하지 못해 올림픽 출전 자격이 없다. 이를 위해 필수인 독일어 시험을 통과해야 하는 상황이다. 두 선수는 올림픽 시즌이 시작되기 전까지 이 문제를 해결하고, 훈련에만 집중할 계획이다.
독일, 페어 부문 올림픽 출전권 2장 확보
이번 대회를 통해 독일 피겨스케이팅 연맹(DEU)도 큰 성과를 거뒀다. 클라우디아 파이퍼 DEU 스포츠디렉터는 “정말 자랑스럽고 기쁩니다. 지난해 동메달, 올해 은메달이라니, 앞으로가 더욱 기대됩니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번 결과로 독일은 2026년 올림픽 페어 부문 출전권 2장을 확보했다. 하세/볼로딘 조 외에도 DEU는 안니카 호케와 로베르트 쿵켈 조를 대표로 고려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호케/쿵켈은 이번 대회에서 쇼트와 프리 모두에서 실수를 범하며 167.72점으로 18위에 머물렀다.
호케는 경기 후 “쇼트프로그램이 끝난 뒤 정말 힘들었습니다. 프리에서는 마음을 다잡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정말 치열한 싸움이었어요”라고 말했다.
독일 피겨 페어는 다시 한 번 세계무대에서 강한 존재감을 보여주며, 올림픽 메달이라는 더 큰 꿈을 향해 한걸음 나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