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교육: 부정행위인가, 미래 인재 양성의 기회인가?
인공지능(AI)을 교육에 활용하는 것은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교육 현장에서 AI의 역할이 커지면서, 이것이 학생들의 학습을 저해하는 부정행위인지, 아니면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회복탄력성을 갖춘 인재를 양성할 기회인지에 대한 논쟁이 뜨겁습니다. 교육계가 AI의 위험성을 최소화하고 그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현재의 교육과 미래의 직업 세계 사이에서 느끼는 ‘관련성 격차(relevance gap)’를 해소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교육자들 역시 딜레마에 빠져있습니다. 한편으로 AI는 과제 출제, 채점, 피드백 수집 등에서 매력적인 효율성과 편의성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학생들의 무분별한 AI 사용이 비판적 사고, 창의력, 작문 능력 등 핵심 역량을 저해하고 학문적 정직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AI를 교육에 책임감 있고 효과적으로 통합하기 위한 첫걸음은 ‘학생들이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학생들이 AI에 의존하는 현상은 단순히 게으름이나 편법을 추구하는 것을 넘어, 자신이 배우는 기술이 시대에 뒤떨어지거나 불필요하다고 느낄 때 나타나는 심층적인 문제를 시사하기 때문입니다.
본 2부작 기사에서는 다음 세 가지 주제를 심층적으로 다루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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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과정에서 AI의 부적절한 사용을 유도하는 ‘관련성 격차’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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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AI 사용과 관련된 잠재적 위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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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교육 전략과 AI의 선별적이고 사려 깊은 활용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올바른 교육적 접근법
‘관련성 격차’: 학생들이 AI에 의존하는 근본적 이유
최근 발표된 AI 학습 활용에 대한 한 보고서는 충격적인 현실을 보여줍니다. 영국 고등교육정책연구소(HEPI)에 따르면, 2025년에는 학생의 약 92%가 적극적으로 AI를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2024년의 66%에서 급증한 수치입니다. 이들 중 88%는 생성형 AI를 과제 수행, 개념 설명, 논문 요약, 심지어 보고서 본문 생성에 직접 활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러한 과잉 사용 문제에 대한 최선의 접근법은 AI 접근을 차단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배우는 기술에 ‘진정한 가치’가 있다고 믿게 하고, 그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AI를 ‘전략적으로’ 사용해야 할 필요성을 깨닫게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접근은 무의미한 경쟁을 막고, 교실 밖에서 학생들의 AI 사용을 통제하려는 헛된 노력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말하는 ‘진정한 가치’란 무엇일까요?
세계경제포럼(WEF)의 ‘2025 미래 직업 보고서’는 2030년까지 중요성이 유지될 기술과 점차 사라질 기술에 대한 명확한 전망을 제시하며 교육의 우선순위를 설정하는 데 중요한 틀을 제공합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AI 시대에 인간이 고유한 가치를 계속 창출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 역량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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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적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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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적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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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탄력성 및 적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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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및 사회적 영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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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리터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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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
이러한 기술들은 평생 학습을 장려하며, 미래 교육이 집중해야 할 핵심을 이룹니다.
반면, WEF 보고서는 중요도가 점차 낮아지는 ‘초점에서 벗어난’ 기술들도 지적합니다. 여기에는 단순 반복적인 읽기, 쓰기, 수학 연산 등이 포함되며, 이는 AI가 점점 더 잘 처리하는 영역입니다. 교육이 시대에 뒤떨어지거나 쉽게 자동화될 수 있는 역량 개발에 초점을 맞출 때, 학생들은 정해진 틀에 맞춰 5문단 에세이를 작성하거나 구조화된 수학 문제를 푸는 과제가 AI로 쉽게 해결될 수 있음을 인지합니다. 이는 게으름이나 부정직함의 문제가 아니라, 가치가 떨어지는 기술에 시간과 노력을 쏟기보다 더 중요한 곳에 에너지를 집중하려는 학생들의 ‘지능적인 자원 배분’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AI 과잉 의존의 그림자: 능력의 퇴화
학생들이 AI에 의존하여 교육의 관련성 격차를 해소하려는 경향이 있지만, 연구에 따르면 AI 도구에 대한 습관적인 과잉 사용은 오히려 지적 능력에 심각한 해를 끼칠 수 있습니다. 가장 큰 우려는 인간 고유의 영역으로 남아 그 가치가 더욱 커지고 있는 바로 그 기술들이 퇴화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1. 비판적 사고 능력의 저하 독창적인 분석이 필요한 과제에서 AI가 생성한 콘텐츠에 의존하는 학생들은 독립적인 추론과 증거 평가 능력을 기를 기회를 놓치게 됩니다. 이는 WEF가 2030년 핵심 기술로 꼽은 분석적 사고 능력 개발에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AI를 이용해 논리를 구성하고 복잡한 문제를 분석하는 데 익숙해진 학생들은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분별하는 능력이 부족해지고, 학업과 직업 현장에서 필수적인 분석 능력을 갖추지 못하게 될 위험이 있습니다.
2. 창의성과 독창성의 감소 창의적 사고에 필요한 고뇌와 탐구의 과정을 AI가 대신해주면서, 학생들의 창의성과 독창성이 저하될 수 있습니다. 특히 2030년 가장 중요한 핵심 기술로 꼽히는 창의력의 저하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학생들은 AI가 제공하는 아이디어에 익숙해져 자신의 창의적 능력에 대한 자신감을 잃고,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실패하며 수정하는 반복적인 과정을 통해 창의적 회복탄력성을 키울 기회를 상실하게 됩니다.
3. 지식의 착각 심화 AI를 통해 얻은 정교한 결과물은 학생들에게 진정한 역량이 아닌 ‘역량을 갖췄다는 착각’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AI의 도움으로 과제 성과는 좋을지 모르나, 분석적 사고나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과 같은 핵심 역량은 내재화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피상적인 능력은 심각한 학습 격차를 가릴 수 있으며, 독립적으로 역량을 증명해야 하는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입니다.
결론: 교육의 미래,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교육 시스템 전반에서 AI의 활용은 앞으로 더욱 확산될 것입니다. 학생들은 본능적으로 무가치하고 반복적인 과제와 미래에 중요한 기술을 구분하며 AI를 통해 그 격차를 메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AI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분명한 위험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교육자들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다음 기사에서는 기술이 주도하는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학습과 기술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AI가 할 수 있는 10가지와 절대 해서는 안 될 10가지에 대해 심층적으로 다룰 예정입니다.